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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제공: Glenn Carstens-Peters

Minister's Column

목사님과 신앙의 선배님들의 은혜로운 글입니다.

맹인에게 참패 당한 바리새인 (요9:18-34)

배성진 목사님

2020년 9월 14일


눈을 뜬 맹인과 바리새인 사이에서 신학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맹인의 눈을 뜨게 한 예수님이 누구냐에 대한 논쟁입니다. 맹인은 예수님이 하나님에게서 온 분이라고 말하는데, 바리새인은 예수님이 죄인이라고 합니다. 신학적 논쟁이기에 바리새인이 이길 것으로 보입니다. 바리새인은 당대의 뛰어난 신학자이며, 맹인은 무학의 평신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논쟁에서 바리새인은 맹인에게 참패를 당합니다.
맹인의 주장은 그 논거가 상식적입니다. 맹인이 제시한 첫 논거는 태생적 맹인의 눈이 떠진 일은 창세 이후 한번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 치료는 사람이 할 수 없다는 것인데, 곧 하나님의 능력만이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 논거는 하나님은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경건한 사람을 통해서만 그 능력을 베푸신다는 것입니다. 이 두 논거를 종합하면 예수님이 행하신 기적은 하나님의 능력이며, 이는 곧 예수님이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시는 분이라는 것입니다. 바리새인은 반박하지 못합니다. 대신 그 맹인에게 출교라는 사회적 폭력을 휘두릅니다.
신학자와 평신도의 신학 논쟁에서 신학자가 패배했습니다. 그것은 맹인의 탁월함 때문이 아니고 바리새인의 오류 때문입니다. 맹인의 주장은 하나님 말씀에 익숙한 유대인에겐 지극히 상식적입니다. 바리새인은 그 상식에 반하는 주장을 한 것입니다. 바리새인이 자신의 신학적 추론에 집착하니 눈 앞에서 일어난 하나님의 일을 부정하는 오류를 범했습니다. 누구라도 오류는 범할 수 있지만 바리새인의 오류는 치명적입니다. 그것이 자신의 구원을 가로막는 오류이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라도 자신의 오류 가능성을 인정하고 언제라도 자신의 신념을 검토 받아야 합니다.
신앙적 신념은 성경에 의해 검토 받아야 합니다. 맹인이 경험한 하나님의 일을 오늘날 우리는 성경을 통해 경험합니다. ‘말씀에 근거하지 않은 신앙적 신념’과 ‘잘못된 말씀 해석에 근거한 신앙적 신념’은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자신과 남의 구원을 가로막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때론 자신의 신념이 옳아 보여도 성경에 반하면 물러설 수 있어야 합니다. 가령 “믿음으로 구원 받는다는 것”(이신칭의)이 인간적 상식이나 자신의 신념과 달라 보여도 성경이 그렇게 말씀한다면 인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진리에 이르는 길이기 때문입니다.